근원을 묻는 질문이자 가장 중요한 출발점
목차
1. 원조는 누구인가
2. 델포이 신전
3, 탈레스냐 솔론이냐
4. 마무리
1. 원조는 누구인가
... 아!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사랑은 또 왜 이래
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트로트 가왕 나훈아 님이 그토록 애절하게 불렀던 그 이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은 그러나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의 원조가 아니라는 것은
이제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소크라테스라고 알려지게 된 것은,
그가 “너 자신도 모르는데 객관적 진리를 어떻게 알겠는가. 아테네 사람들의 무지를 깨우쳐 주는 것이 사명이다.”라는.” 말을 남겼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역사상 가장 널리 알려진 명언, 서양철학사를 뒤흔든 경구,
‘너 자신을 알라’는’ 도대체 어디서, 누가 가장 먼저 던진 질문일까요?
2. 델포이 신전
그리스 코린트만과 파르나소스 산맥 사이에 자리 잡은 델포이 신전은,
태양의 신으로 알려진 아폴론에게 제사를 올리던 신전이었습니다.
아폴론은 신전 무녀인 피티아에게 예언과 신탁을 내려주었는데,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이 신탁을 받기 위해 각지에서 몰려들어 줄을 섰다고 합니다.
델포이 신전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로마 시대까지 이어졌다가 4세기 비잔틴 제국의 황제를 마지막으로 끊기고 말았는데요.
현재는 6개의 기둥과 터만이 당시의 명성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3. 탈레스냐 솔론이냐
어느 날 고대 그리스에서도 가장 지혜롭다고 알려진 칠현인들이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마다하지 않고 신전을 찾았습니다.
이들을 맞이한 신관은 칠현인들의 지혜를 성전에 영원히 간직하고픈 마음에 후대에 길이 남길 지혜의 말들을 남겨줄 것을 부탁했는데요.
그렇게 델포이 신전에는 7개의 금언이 새겨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중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은 스파르타의 정치인이었던 솔론이 새겨놓은 것이라고 전해지는데요.
그렇다면 솔론이 이 말을 처음 사용했을까요?
아니면 자신도 들었던 말을 새겨놓은 것일까요?
이에 대해 어떤 이는 델포이 신전의 첫 번째 여사제 ‘파이모노에’가 했던 말이라는 주장을, 또 다른 사람들은 우리에게는 수학 문제로 더 친숙(?)한 피타고라스 혹은 솔론보다는 칠현인 중 한 명이었던 탈레스가 남긴 말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지지를 받고 있는 주장 중 하나가 ‘탈레스’라는 주장입니다.
탈레스는 페니키아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나 모든 것이 풍족한 항구 도시 밀레토스에서 성장했습니다.
그는 자연을 관찰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는데요.
별을 관측하며 걷다가 구덩이에 빠진 일화로 유명하죠.
탈레스는 자연철학자 중 최고의 철학자로,
그에게서 갈라져 나온 제자들이 파타고라스, 데모크리토스 등입니다.
또한 탈레스는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은 어려운 일’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습니다. 때문에 ‘너 자신을 알라’를 처음 말한 사람으로 탈레스가 꼽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정치가이자 시인이었던 솔론은 입헌 민주 정치의 기초를 세운 인물로 유명한데요.
아테네 왕족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가문이 몰락한 탓에 상인으로서 삶을 일구었던 솔론은,
세상을 두루 다니며 쌓은 경험과 지식으로 부와 지혜를 모두 얻은 인물입니다.
그는 아테네가 극단적 부익부 빈익빈과 독재정치 등으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개혁을 진두지휘했는데요.
빚 때문에 노예가 된 시민 해방, 가혹한 법의 폐지
그리고 소수 귀족에게 주어졌던 정치 자격을 아테네 시민 전체로 확대시키는 획기적인 정치개혁을 단행했습니다.
솔론은 대업을 이룬 뒤 곧바로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박수 칠 때 떠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솔론은 그 일을 기꺼이, 당연하다는 듯 해냈습니다.
욕심을 제어할 수 있는 참된 지혜자였던 것이죠.
솔론은 항상 중용의 도를 으뜸으로 여겼습니다.
그가 늘 하던 말은 ‘무엇이든 도를 넘지 말라’ 였다고 하는데요.
그는 왜 모토로 삼았던 이 말을 두고,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남겼을까요?
자기 자신을 알아야 도를 넘지 않을 수 있는 기준이 분명해지기 때문일까요?
자신의 그릇을 알아야 분에 넘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더욱 자신을 연마해 나갈 수 있기 때문일까요?
솔론이 추구했던 중용의 도 또한 자신을 아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견지에서 보자면 솔론이 남길 법한 말이 될까요?
2천 여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우리를 뒤흔드는 명언.
그래서 이 격언에 대한 저작권 논쟁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4. 마무리
‘너 자신을 알라’는 서양철학의 출발점으로 일컬어지기도 합니다.
초기 자연철학자들은 만물의 근원은 무엇이며 본질은 무엇인지
가장 근원을 파고들었습니다.
서양철학, 그리스 철학이 탈레스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면,
‘너 자신을 알라’의 원조는 탈레스일지 모릅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서양 근대철학은 보통 르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라는 철학 제1명제에서 시작하데요.
그리스철학과 서양근대철학 모두 ‘자기 자신, 존재’에 대한 사유로 출발한다는 점입니다.
탈레스든 솔론이든 데카르트든, 자신을 아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
왜냐하면 자신을 알아야 내가 원하는 ‘나의 인생’을 살아갈 수 있으며,
‘나만의 방향’을 설정하고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다 안다고 착각하지 않을 수 있기에 성장할 수 있습니다.
‘나를 아는 것’이 출발점이자 평생의 목적지라는 것은 변함이 없기에,
수천 년을 관통하는 주제로 우리 마음을 울리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