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아, 어떤 마음을 먹을테야?
읽다 만 책 오은 핑계는 언제든지 댈 수 있다. 책 속에만 사연이 있는 것이 아니다. 어려워요 재미가 없어요 취향이 안 맞아요 유행이 지났어요 제목과 달랐어요 시기를 놓쳐버렸어요 결말을 알아버렸어요 영화로도 나왔더라고요 최근에 야근이 많았어요 좀 한가해지니 앞부분이 기억나지 않았어요 급하게 읽을 다른 책이 생겼어요 더 좋아하는 작가의 신간이 나왔어요 끄집어내고 갖다 붙일 사연이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인가 책 속의 주인공은 할 말이 있는데 우리는 입을 다물린다 책 밖에서는 우리가 주인공 할 말이 많아서 대사는 쉴 새 없이 쏟아진다 책 밖의 세계에서는 실시간으로 페이지가 넘어가는데 책 속의 주인공은 머뭇거리고 있다 한동안 그럴 것이다. 혹은 영영 다문 입으로 다 읽은 책은 말이 없다 닫힌 입으로 읽다 만 책..
하루 한 편, 시
2024. 3. 2. 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