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디단 이유
회복기 정끝별 아침 햇살이 슈거파우더처럼 내려앉은 이월의 소파에서 그루밍하다 사르르 잠이 든 고양이 조금 전에 나는 저 소파에 기대앉아 신열에 젖은 속옷을 식히며 남산타워 뒤로 떠오르는 해를 맞았어 열이 내렸을까 겨드랑이를 파고든 고양이가 가르릉가르릉 불러주는골골송을 선잠인 듯 듣다 일어나 고양이 물을 갈아주고 화장실을 치우고 밥을 주고는 수란을 띄운 말간 순두부를 끓여 늦은 아침을 먹는 내내 계란을 좋아하는 고양이가 무심한 척 내 무릎에 앉아 있었는데 조그만 심장이 어찌나 쿵쿵거리던지 설거지를 하고 다시 식탁에 앉아 연한 커피를 마시면서 슈거 파우더 뭉치가 된 소파의 고양이를 보고 있어 이제 봄이겠구나 어느 봄 햇살에 나도 녹아들겠구나 봄이 다디단 이유일거야 정끝별 평론가이자 이화여대 국문학과 교수이자..
하루 한 편, 시
2024. 2. 9. 0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