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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 카페

하루 한 편, 시

by 함기대 2024. 1. 1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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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by  Vanesa  from  Pixabay

 

 

 

 

 

 

눈사람 카페

 

                      만약 심장이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심장은 그 자리에서 멈추고 말 것이다.

                      -페르난두 페소아

 

 

                     김륭

 

 

 

일곱 살이나 아홉 살 쯤으로 돌아가면

누구나 카페 하나씩 가지고 있지 나도 몰랐고 

그 애도 몰랐던 첫사랑이 곰보빵처럼 숨을 쉬던 골목 안, 

작은 카페 앞에 서 있던 눈사람이 스스륵 움직이더니 달을

향해 걷기 시작하지 손님이 없어 잠자러 간 카페 주인도 

주인이 없어 커피를 주문하지 못한 손님도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는 듯 심통스러운 표정이지만 우리는 그런 저녁이 올 것이라고 

믿고 살지 우리는 모두 눈사람이 될 것이다 눈사람을 만든 그 애가

자신의 심장을 눈사람 속에 넣어 놓고 갔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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