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사람 카페
만약 심장이 생각을 할 수 있게 된다면,
심장은 그 자리에서 멈추고 말 것이다.
-페르난두 페소아
김륭
일곱 살이나 아홉 살 쯤으로 돌아가면
누구나 카페 하나씩 가지고 있지 나도 몰랐고
그 애도 몰랐던 첫사랑이 곰보빵처럼 숨을 쉬던 골목 안,
작은 카페 앞에 서 있던 눈사람이 스스륵 움직이더니 달을
향해 걷기 시작하지 손님이 없어 잠자러 간 카페 주인도
주인이 없어 커피를 주문하지 못한 손님도 무슨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냐는 듯 심통스러운 표정이지만 우리는 그런 저녁이 올 것이라고
믿고 살지 우리는 모두 눈사람이 될 것이다 눈사람을 만든 그 애가
자신의 심장을 눈사람 속에 넣어 놓고 갔기 때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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