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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지처럼 구수하지만 깜냥있는 인생

하루 한 편, 시

by 함기대 2024. 3. 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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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밥

 

                                김옥종

 

 

너무 바짝 엎드리지 않기

사랑하는 마음 없이 들러붙지 않기

뜨거운 열정에 어설프게 몸 내어주지 않기

속살 뽀얀 윗집 언니 질투하지 않기

벗겨진 채로 두려워하지 않기

맨손으로 받아줄 때 물컹거리지 않기

입술에 맡겼을 때 바삭한 척 않기

 

 

 

깜밥 :

누룽지의 전라도 사투리로 

까맣게 탄 밥에서 나온 이름이라고 합니다.

 

시인 : 김옥종

 

우리나라 최초의 격투기 선수

선술집 요리사

2015년 등단한 시인

 

모두 김옥종 시인의 인생입니다.

전혀 접합점이 없을 듯한 세 직업이 오직 김옥종 시인에 의해 꼭 붙어,

우리네 삶에 착착 붙는 맛깔난 시를 써 내려가는 바탕이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깜밥은 첫 번째 시집 '민어의 노래'에 수록된 시입니다.

저는 '세이노의 가르침'을 통해 알게 되었어요. 

김옥종 시인은 여전히 요리사로서 하루 종일 도마 위에서 칼로,

종이 위에서는 펜으로 요리를 만들어 냅니다.

식재료냐 글감이냐 재료만 다를 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난 2022년 두 번째 시집 '잡채'도 발간하셨는데,

당시 광주일보에 실린 기사에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인터뷰가 있어 전해드립니다.

 

시와 음식의 공통점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준다는 것입니다.

시와 음식 모두 따뜻한 손길의 출발선상입니다.

음식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시도 함께 깊어지는 것이죠.

 

아쉽게도 3집을 끝으로 펜은 내려놓을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대신 27 년여 (2024년 현재) 요리 인생을 아우르는 1천 개의 레시피로

레시피북을 발간할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단순한 레시피만 올릴 것 같지 않고, 어쩌면 시적인 레시피북이 탄생하지 않을까

이런 기대감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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