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하루 한 편, 시

by 함기대 2024. 3. 6. 00:04

본문

728x90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1. 시인

 

정현종 

1939년 서울 태생.

연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중앙일보 기자 생활을 거쳐

1965년  현대문학을 통해 '여름과 겨울의 노래'로 등단했습니다.

 

한국문학작가상, 연암문학상, 이산문학상 등 다수의 상을 수상한 시인으로,

시집으로는 '사물의 꿈''나는 별아저씨''떨어져도 튀는 공처럼''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등이 있습니다.

다수의 시선집 그리고 시론과 산문을 실은 '날자, 우울한 영혼이여''숨과 꿈' 등의 작품으로

대중과 교감했습니다.

 

2. 정현종 시인의 시 세계

 

정현종은 현실과 꿈의 갈등보다는 

생명현상과의 내적 교감, 자연의 경이감, 생명의 황홀감을 노래하면서

갈등보다는 화해의 세계를 지향하는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문학

 

정현종 시인은 현실의 고통을 넘어서는 초월의 가능성을 연구한 시인입니다.

자연의 경이로움, 생명의 우주적 황홀감 등을 시로 써 내려가며 지평을 확장해 왔습니다.

(월간 중앙 인터뷰내용 정리)

정현종 시인이 어떤 언어들을 사용하는가는 다음과 같은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시인은 생리적으로 본능적으로 이런 진부한 언어들을 싫어해야 한다.

 

 

3. 감상

 

'방문객'은 2008년 발간된 시집 '광휘의 속삭임'에 수록된 시입니다.

수많은 자리에서 인용되고 언급되는 시라서,

함부로 감상문을 얘기하기도 어려운데요.

그저 범상치 않은 시어들을 읊는 것만으로도 벅찬 사람으로서,

방문객을 읊조려본마음은 이렇습니다.

 

우리는 흔히 상대방이 나를 받아주기를 바라게 되는데,

'방문객'을 읽다 보면

상대방의 일생과 시간

그 우주를 받아들일 내 마음의 사이즈를 재보게 됩니다.

 

나만의 세계가 있듯

그 사람만의 세계가 있음을 생각하고 존중하며

받아들일 마음을 열어두어야

진정한 만남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바람은 어디든 스며들 수 있으며

무엇이든 휘감을 수 있고

거침없이 오갈 수 있습니다.

방문객을 맞이하는 주인의 마음이 

방문객의 세상을 바람처럼 기꺼이 여행할 준비가 될 때

편견과 선입견 등의 경계를 넘어선

주인과 방문객 모두가 행복해지는 만남,

부서지기 쉽고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을 함부로 헤집지 않으며

따사로운 바람처럼 보듬을 수 있는 만남이 이루어지겠지요.

'하루 한 편,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  (5) 2024.03.08
낮잠은 보약  (112) 2024.03.07
달달한 사랑의 시  (99) 2024.03.05
누룽지처럼 구수하지만 깜냥있는 인생  (101) 2024.03.04
바람 부는 언덕에서 그려보는 그리움  (89) 2024.03.03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