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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중심은 나?!

하루 한 편, 시

by 함기대 2024. 3. 27.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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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은 너에게로

 

 

어두운 길을 걷다가

빛나는 별 하나 없다고

절망하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구름 때문이 아니다

불운 때문이 아니다

 

지금까지 네가 본 별들은

수억 광년 전에 출발한 빛

 

 

길 없는 어둠을 걷다가

별의 지도마저 없다고

주저앉지 말아라

 

 

가장 빛나는 별은 지금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로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으니

 

 

 

1. 시인

 

박노해

 

1957년 전라남도 함평 출생

1973년 서울로 이주, 공장노동자로 일하며 선린상고 졸업

1984년 첫 시집 <노동의 새벽> 발간

 

본명은 박기평으로, 박노해는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이라는 뜻의 필명입니다.

첫 시집은 금서로 지정됐지만 100만 부가 발간되었는데요.

이때부터 '얼굴 없는 시인'으로 알려졌습니다.

 

1991년 군부정권으로부터 사형을 구형받은 뒤 복역하다가

7년 6개월 만에 석방돼 민주화운동가로 복권됐습니다.

 

"과거를 팔아 오늘을 살지 않겠다."

 

이런 이유로 2000년 비영리단체 <나눔 문화>를 설립하고

그 후로 국경을 초월해 가난과 분쟁이 있는 곳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2. 작품

 

1993년 옥중시집 <참된 시작>

1997년 옥중에세이 <사람만이 희망이다.>

사진 에세이 시리즈

시 그림책 <푸른 빛의 소녀가>

시집 <너의 하늘을 보아> 

자전적 에세이 <눈물꽃 소년>

 

3. 단상

 

노동운동가이자 시인이며 사진작가로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노해 시인.

그의 시를 읽고 있으면 아우렐리우스가 떠오릅니다.

현실의 무게감을 기꺼이 짊어지고

상처 난 몸을 이끌고서라도

그것이 옳은 길이라면, 자신이 정한 길이라면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

자신에 대해서는 강한 마음으로 채찍질을 하지만,

민중을 향해서는 애정을 감추지 못하는 진정으로 다정한 사람들.

그런 시인의 마음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

바로 사형선고를 받기 전 최후의 진술이 아닐까 싶습니다.

 

"당신들은 나를 죽일 수는 있어도 

나의 사랑은 결코 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시인은 시 <나무가  그랬다>에서도, <한계선>에서도

'정직하게 맞아야 지나간다'라고 돌아서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오늘의 시에서도 시인은 그저 위로만 하지는 않습니다.

'간절하게 길을 찾는 너'에게 가장 밝은 별이 오고 있다고 말해줍니다.

 

별은 반드시 오지만,

아무나 다가오는 별을 알아챌 수 없습니다.

지금 눈 앞에 별의 지도가 없어 헤매도

뿌리까지 흔들려도

별이 없어 어두워도

간절하게 찾고 있다면 나만을 위한 별이 다가오는 순간을 알 수 있을 겁니다.

우주의 중심이 나인 것처럼 다가오는 별을 기대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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