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걱정
엄마 걱정 기형도 열무 삼십 단을 이고 시장에 간 우리 엄마 안 오시네, 해는 시든 지 오래 나는 찬밥처럼 방에 담겨 아무리 천천히 숙제를 해도 엄마 안 오시네, 배춧잎 같은 발소리 타박타박 안 들리네, 어둡고 무서워 금 간 창틈으로 고요히 빗소리 빈방에 혼자 엎드려 훌쩍거리던 아주 먼 옛날 지금도 내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 그 시절, 내 유년의 윗목 보온밥통이 없던 시절 뜨끈한 아랫목은 밥이 담긴 스테인리스 밥그릇의 차지였습니다. 어둑한 백열전구 불빛 아래서 홀로 외로움을 견뎌야 했던 아이. 싸늘한 윗목의 기억은 그래서 더 간절함과 따스함으로 엄마를 기억하게 하고 언제나 눈시울을 뜨겁게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차근히 기억을 꺼내보며 한 해를 정리해 봅니다. 쓸쓸함과 그리움이 동반된 애틋한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하루 한 편, 시
2023. 12. 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