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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길을 걷는다고 똑같은 건 아닙니다.

하루 한 편, 시

by 함기대 2024. 3. 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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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길

 

 

 

내를 건너고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 새로운 길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고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 시인

 

윤동주

일제강점기에 활동한 시인.

 

■ 생애

 

윤동주 시인은 1917년 만주 북간도에서 태어났습니다.

평양 숭실중학교를 다니다가 학교가 신사참배 문제로 폐쇄당하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1938년 연희전문학교 문과에 입학,

1939년 산문 '달을 쏘다' 발표

1942년 일본 도쿄 릿교대학교 영문과를 거쳐 도시샤 대학 영문과 유학

1943년 일본 유학 중 독립운동 혐의로 체포돼 복역 중 하늘로 돌아갔습니다.

 

복역 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주사를 정기적으로 맞았는데

이것이 사인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 작품 세계 및 작품

우리에게는 시로서 항일운동을 전개한 시인으로 잘 알려진 윤동주 시인의 작품들은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나라에 대한 사랑, 순수한 서정성과 자아성찰을 담고 있습니다.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괴로울 만큼'(서시)

'우물 속''그 사나이가 미워'질만큼(자화상)

하늘을 향해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바랄 만큼

자신에 대해서는 철저한 자아성찰적이었는데요.

 

한편으로 윤동주 시인은 자연을, 사람을 보는 따스함도 지니고 있습니다.

동시 <봄><참새> 등을 읽으면

순수하고 다정한 청년으로서의 윤동주 시인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는 

해방 이후인 1948년 유고시집으로 발간되었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였던 정병욱이 간직했던 원고들이

시집으로 엮여 세상에 빛을 발하게 된 것입니다.

 

아마도 윤동주 시인의 마음은 광풍이 불기도,

향긋한 꽃향기를 실은 실바람이 스쳐가기도 했던 것이 아닐까 싶을 만큼,

침잠하는 모습과 따사로운 시선이 공존하는 시들을 읽을 수 있는데요.

시대적 아픔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자아성찰적 서정시인으로 남았을지 모르겠습니다.

(극히 개인적인 견해입니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

 

나는 나에게 적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쉽게 쓰여진 시' 중

 

식민지 지식인으로서의 고뇌가 드러나는 시가 있는가 하면,

 

그믐밤 반디불은,

부서진 달조각...

...달조각 주으려

숲으로 가자.

-'반디불' 중

 

읊기만 해도 마음이 맑갛게 차오르는 시어도 품고 있었던 시인 윤동주.

윤동주가 동경하던 시인 정지용이 윤동주 시인 초판 서문에 남긴 글은,

아마도 우리 모두의 탄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시무시한 고독에서 죽었고나!

29세기 되도록 시도 발표하여 본 적이 없이!

 

짧지만 치열하고 강렬했던 윤동주 시인의 삶과 고뇌와 사유는,

우리에게 아름다운 시어로 남아 영원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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