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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만찬

하루 한 편, 시

by 함기대 2024. 3. 12.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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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

 

 

혼자 사는 게 안쓰럽다고

 

 

반찬이 강을 건너왔네

당신 마음이 그릇이 되어

햇살처럼 강을 건너왔네

 

 

김치보다 먼저 익은

당신 마음

한 상

 

 

마음이 마음을 먹는 저녁

 

 

1. 시인

 

함민복

 

1988년 세계의 문학에 '성선설'을 발표하며 등단.

1990년 첫 시집 <우울씨의 일일> 발간

 

1998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2005년 김수영 문학상, 박용래 문학상, 애지 문학상

2011년 윤동주상 문학부문 대상

            제비꽃 서민시인상

 

한때 개그 작가를 꿈꾸기도,

학창 시절에는 문학잡지를 탐독하며 보내기도,

이소룡 영화를 보며 액션스타가 되어 쌍절곤을 연습하기도 했던

시인 함민복은 현재 강화도에 거주하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2. 작품세계 및 작품

 

소박한 일상과 자연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갖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채워지지 않는 욕망, 가난, 그 속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아

그리고 당대의 이슈들도 시로 그려내는 시인입니다.

 

첫 시집 <우울씨의 눈물>에서 우울씨는 시인 본인이기도 합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4년간 근무한 이력의 시인은,

당시 우울증을 앓기도 했습니다. 

 

이후 문예창작학과에 다시 입학하면서

교수님이 던진 '시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싶어

시를 쓰기 시작해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작품

 

시집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악수> 외 다수

에세이 <눈물은 왜 짠가><미안한 마음> <길들은 다 일가친척이다><섬이 쓰고 바다가 그려주다> 등

동시집 <바닷물 에고 짜다>

 

3. 함민복 시인의 '성선설'

 

함민복 시인은 시대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거두지 않지만,

인간 본성 깊은 곳에는 선한 마음이 존재한다고 믿는 시인입니다.

아마 그 자신이 그래서가 아닐까 싶어요.

 

그의 선하고 긍정적인 마음이, 그러면서도 자본주의적 삶의 배경이,

이를 극복하는 심지가 보이는 시가 있습니다.

<긍정적인 밥>인데요.

이 시는 허영만의 만화 <식객>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오늘의 시 <만찬>과 함께 감상하면서 

시인의 현실이 짠하기도 하지만

마음만은 풍요로운 시인의 마음을 담아보시길 바랍니다.

 

긍정적인 밥

 

시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되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삶들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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