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들 숲들은 한쪽 곁에 아름답게
초록빛 산비탈에 그려져 있네,
거기서 나는 이곳저곳으로 이끌려가네,
가슴속의 모든 가시는
달콤한 평온으로 보답받네,
처음부터 예술과 생각들이
고통을 안겨주었던 나의 감각이
어두워지게 되면
계곡에 있는 너희들 사랑스러운 영상들,
예를 들면 정원들과 나무
그리고 오솔길, 그 가느다란 오솔길,
시냇물은 겨우 보일 듯 말 듯
내 즐겨 온화한 날씨에 찾아가는
정경의 찬란한 영상은
쾌청한 먼 곳으로부터
얼마나 아름답게 한 사람에게 반짝이나
신성은 다정하게 푸르름과 함께
처음에 우리에게로 이끌려오고
그다음 구름으로 채비되어
둥글게 회색으로 모양새를 띄우고
축복해 주는 번개와 천둥의
울림 또한 들판의 매력,
샘에서 솟구쳐 나온
근원적 영상의 아름다움으로
프리드리히 휠덜린 1770~1843
독일 시인
시와 소설로 활동.
36세부터 정신착란 상태에 빠져 작품을 거의 내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잊혀진 작가가 되었지만
철학자 니체 등에 의해 재발견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이후 '독일 서정시인 가운데 가장 뛰어난 시인' '현대 서정시의 선구자'
'가장 독일적인 시인' '고유한 표현예술의 때 이른 완성자' 로 불리고 있습니다.
힐덜린은 대학의 신학과에 입학했지만 신학보다는 고전 그리스어 철학 등에 심취했습니다.
그 영향인지 그는 고대 그리스 시의 고전적 형식을 독일시에 접목시켜
뛰어난 표현, 서정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휠덜린은 '인간 영혼 깊은 곳에 잠자고 있는 고귀한 신성을 일깨우는 것이 시인이 소임'이라 여기며
인간과 자연과 신이 조화를 이룬 세계를 꿈꿨습니다.
조화와 사랑, 자유 등에 대한 동경은 팍팍하고 척박한 삶을 살았던 휠덜린으로 하여금
시 쓰기를 계속하게 한 원동력이 아니었을까요?
그가 추구한 이상적 세계가 녹아있는 작품들은,
시 <반평생><빵과 포도주><평화의 축제>
소설 <휘페리온>
미완성 비극 <엠페도클레스의 죽음>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왕><안티고네> 등이 있습니다.
3. 감상
철학자 칸트는 매일 동일한 시간에 기상하고 식사를 하는 등
매우 규칙적인 생활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가 매일 했던 일과 중 하나가 산책입니다.
뜻밖에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소중히 여겼는데요.
천천히 걸으면서 생각을 정리하기에 더없이 좋은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을 벗삼아 걷는 산책은 건강에도 좋지만
창의력과 집중력이 향상된다고 합니다.
롯데 신동빈 회장도 고민이 많을 때는 수행원조차 대동하지 않고
석촌호수 주변을 산책하며 생각을 정리한다고 알려져 있죠.
마음이 답답하거나 해결할 문제 앞에서 묘수가 보이지 않을 땐
잠깐 걸어보는 것도 좋겠네요.
시인처럼 시상이 떠오를지는 몰라도,
산책 자체가 달콤한 보상이 될테니까요.
시인이 되기 위해 가정교사로 전전하며 살았던 휠덜린.
그가 살고 싶어했던 세상과 현실의 차이는 너무도 컸지만
소망을 잃지 않은 그의 마음은 가슴 속의 가시를 달콤한 보상으로 돌려 받습니다.
우리의 마음 속 소망이 다시 일어나게 하는 뿌리가 되고,
결국 달콤한 열매로 돌아오길 바랍니다.
그대 생의 솔숲은 어디인가요? (58) | 2024.03.15 |
---|---|
오늘도 꿀떡! (37) | 2024.03.14 |
진정한 만찬 (66) | 2024.03.12 |
영혼이 날개를 펴는 '달밤' (74) | 2024.03.11 |
봄의 향기와 광채를 꿈꾸는 오늘 (0) | 2024.03.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