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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전달자, 유토피아인가 디스토피아인가

뒷BOOK

by 함기대 2024. 3. 1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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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완벽해지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버리며

어떤 것을 제거하고 어떤 것을 더해야 할까요?

 

1. 작가

 

로이스 로리

 

미국의 청소년 문학 작가

1937년 하와이 호놀룰루 태생

 

첫 작품은 언니의 죽음을 바탕으로 쓴 <그 여름의 끝>

1989년 <별을 헤아리며>로 뉴베리상 수상

<기억의 전달자><파랑 채집가><메신저><태양의 아들> SF4부작 외에 다수의 작품활동

 

*뉴베리상은 미국 아르아르보커 출판사가 제정한 것으로

 아동용 도서를 처음 쓴 18세기 영국 출판인 '존 뉴베리'의 이름을 따온 상입니다.

미국도서관협회의 연례총회에서 주관하며, 

1922년 처음으로 시상했습니다.

 

2. 내용

 

아침에는 자신이 꾼 꿈을 거짓 없이 서로 이야기하고 

저녁에는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는 가족.

부정적인 감정들에 대해서는 참회하며 자아성찰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는 아이들.

모든 가정이 이렇게 살아가는 질서 정연하고 갈등이 없는 마을.

 

사람들이 꿈꾸는 평화로운 세상이란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은 마을이 있습니다.

마을 아이들은 12세가 되면 성인식을 통해 고유의 사명을 부여받게 되는데요.

원로들이 아이들을 관찰해 내리는 사명을 마을 사람들은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고

평생 사명을 수행하며 살아갑니다. 

 

주인공 조나스도 12세가 되어 사명을 부여받게 되는데요.

그가 받은 것은 <기억 보유자>라는 특별한 사명이었습니다.

 

사실 마을에는 색채가 없습니다. 음악도 없습니다.

부모도 친부모가 아니며,

오직 산모의 사명을 받은 이들이 낳은 아이들을 선별해서

한 가정에 남자 아이 하나와 여자 아이 하나가 배정됩니다.

진정한 사랑, 다정함, 감성 모든 생각과 느낌에 대한 권리를 포기하는 대신

전쟁, 가난, 기아가 없습니다.

모든 것이 철저한 통제하게 만들어진 유토피아였습니다.

 

조나스는 모든 것을 포기한 사람들 사이에서

유토피아 이전의 세상에 대한 기억을 물려받는 역할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사랑, 슬픔... 그 모든 감정까지 결여된 세상이 당연했던 조나스는

기억을 전달받으면서 점차 마음의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그러던 중 조나스가 예뻐하던 아기 가브리엘에게

마을 공동체에 적합하지 않다는 이유로 마을의 인원이 될 수 없다는 결정이 내려지면서

안락사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는데요.

이미 모든 감정의 결여를 깨닫게 된 조나스는

가브리엘을 안고 마을을 탈출합니다.

 

무작정 마을을 벗어난 12세 조나스와 가브리엘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3. 단상

 

우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평온하다고 여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평온은 외부적으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일이 일어나도 마음을 다스림으로 얻는 것입니다.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에서

다섯 가지 감정 중 기쁨 이는 슬픔 이의 존재 이유를 처음엔 알 수 없었지요.

하지만 함께 모험을 하면서,

기쁨이는 슬픔 이를 통해 부정적인 감정들이 해소되고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결국 모든 것은 굴곡이 있어야 세계가 확장되고 성장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해결하고 싶어 하는,

세상에서 없어졌으면 하는 것들

-범죄, 갈등, 전쟁, 기아...

이런 것들이 사라지는 대신

흑백의 세상에서 자유의지란 손톱만큼도 허용하지 않으며

평생의 업도, 배우자도, 자녀들에 대한 것에

나의 자유의지란 없는 세상. 

어떠한 감정 없이 살아가며,

조건에 맞지 않는다고 해서 어린아이들을 안락사시키는 사회.

이것이 과연 진정한 유토피아일까요?

포장된 디스토피아일까요?

 

정유정 작가의 <완전한 행복>에는

'행복은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라며

자신이 바라는 행복에 걸림돌이 되는 사람들을 '빼기'하는

한 여자가 등장합니다.

그 여인은 끝내 자신이 바라는 '완전한' 행복을 얻지 못합니다.

 

빼고 또 빼면 무엇이 남을지 무엇을 잃게 되는지 생각하며

'이것만 없었으면...' 하고 한탄하고 원망하고 불평하는 

우리의 마음속을 들여다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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