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한지 2년 째
그만큼의 적자도 쌓이는 중인
중고상점 사무소는 중고 물건 거래는 시원치 않지만
뜻밖에 의뢰인들의 사연을 파악하고 해결해주는
두 남자가 있다.
탐정을 자처하는 말 많은 남자 가사사기와
말 없이 가사사기를 따르는 히구라시.
여기에 가사사기의 문제 해결에 감탄해 마지 않는 나미가 함께 한다.
수상한 중고상점은
네 편의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데,
광매화, 해바라기가 피지 않는 여름, 달과 게... 등
전작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이면서 추리소설 형식을 빌어
의뢰인들의 사연과 얽힌 사건들을 해결하는 과정을 전하고 있다.
'봄, 까치로 만든 다리'에서는 청동상 방화사건 등
청동상을 둘러싼, 다른 이들은 좀처럼 알기 어려운
집안 깊숙한 곳의 내밀한 사연을 해결한다.
문하생으로 들어가기 위해 기꺼이
여장 남자를 자처하지만 동경과 현실의 괴리로 인해
공방에서 도망친 사치코의 사연을 따라가는
여름, 쓰르라미가 우는 강
<아쉽다는 것은 분명 잊고 싶지 않다는 뜻이리라.
소중히 하겠다는 뜻이리라.
그리고 언젠가 추억에서 꺼내서 자신의 힘으로 삼기 위해
마음속 어딘가에 간직해 두겠다는 뜻이리라...>
-여름, 쓰르라미가 우는 강
가을, 남쪽 인연은 '나미'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던 사건이자
가가사기가 자신이 해결한 첫 번째 사건으로 기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겨울, 귤 나무가 자라는 절'은
히구라시에게 늘 물건을 강매하는
오호지의 주지와 그의 양아들 소친이 겪은
절도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이다.
모든 사건의 핵심, 본질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건
실은 히구라시다.
끝까지 파헤쳐 내막을 다 알아내지만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모든 것을 드러내지 않는 그,
선한 결말을 맞도록 그리고 '나미를 낙담시킬 수는 없다'며
동분서주하는 그의 모습에
입가에 미소가 자연스럽게 걸린다.
항상 허세가 앞서는 엉터리 탐정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가사사기.
때로 까칠한 것 같고 가사사기에게 맹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진실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굳이 밝히지 않고
슬며시 기대어오는 나미. (나미의 본심은 누구를 향하고 있을까...?)
모두를 따사롭게 끌어안은 책으로
겨울에 귤 하나 까 먹으며,
혹은 따스한 차 한잔을 마시며 읽기에 좋은 책이다.
오늘도 정상 영업중...
허세 충만한 가사사기와
앞에서는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하고
뒤에서는 모든 일을 해결하는,
그러면서도 나미를 위해 가사사기에게 모든 공을
기꺼이 떠넘기는 히구라시가
그 어디선가 중고물건 앞을 서성이고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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