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 로알드 달
<찰리와 초콜릿 공장> <마틸다> <제임스와 슈퍼 복숭아>...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작가.
노르웨이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성장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영구군 파일럿으로 참전, 연료부족으로 리비아 사막에서 불시착했다가 구조됐는데
후일 작가로 알려지면서 신문에서 극적 효과를 위해 '격추'로 추락했다고 기사를 써 잘 못 알려졌다고.
미국 워싱턴에서 영국공군 무관보로 근무하며 글을 쓰기 시작해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로
그의 작품들은 지금까지 영상화되며 대중에게 사랑받고 있다.
내용 : 로알드 달 특유의 반전 매력이 돋보이는 단편 10편이 수록돼 있다.
(구입해서 읽은 2005년도 구판에 한한다.
후에 나온 신판에는 몇 편이 제외되어 있다고 한다.)
목차 : 목사의 기쁨
맛
항해거리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남쪽 남자
정복왕 에드워드
하늘로 가는 길
피부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양
어수룩하고 순박한 시골 사람들을 속여가며 이득을 취하던
한 남자의 이야기가 첫 편 '목사의 기쁨'(목사는 사람들을 속이기 위한 여러 신분 중 하나다.)에서 펼쳐진다.
첫 편부터 마지막 이야기까지,
하나같이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가는 얘기들이다.
책 제목이면서 한 편의 이야기인 <맛>만 보자면,
미식가이자 와인 애호가인 리처드 프랏의 와인 이름 맞추기 내기를 들려준다.
마이크 스코필드라는 사람이 주최한 작은 미식회에서,
프랏은 자신이 어떤 와인이든 이름을 맞출 수 있다며 내기의 시동을 건다.
자신의 준비한 와인의 이름을 리차드 프랏이 절대 맞추지 못하리라 확신한 스코필드는
프랏의 도발에 홀딱 넘어간다.
처음에는 와인 한 상자로 시작한 자존심 대결이 판돈을 계속 올리며 만 파운드까지 갔고,
프랏은 자신의 집 두 채를 걸며 스코필드의 딸을 내기 조건으로 요구한다.
그리고 천천히 와인을 머금고 맛을 음미하며 와인 이름을 향한 추리를 시작한다.
와인 이름을 대기까지의 과정이 매우 천천히, 프랏의 감상과 함께 진행되는데,
스코필드뿐 아니라 읽는 사람까지 땀이 날 정도다.
로알드 달이 누군지를 잊고 스코필드의 딸이 점점 불쌍해진다.
그리고 끝까지 다 읽었을 때에야 맞아, 로알드 달 작품이지!라고 감탄하게 된다.
10편 모두 그렇다.
<빅스비 부인과 대령의 외투>
불륜관계를 정리하며 받은 값비싼 외투를
남편에게 어떻게 하면 잘 포장해서 내 것으로 만들까,
고민 끝에 빅스비 부인이 내린 선택의 결말
<하늘로 가는 길>
파리에 사는 딸에게 가는 비행기를 놓칠까 노심초사하는 부인에게
가는 길에 클럽에 내려달라, 아차 딸에게 줄 선물을 놓고 왔네...
하면서 부인을 사사껀껀 미치게 만들고 지배하며
이를 즐기는 부유 하지만 남편
그리고 지배당하는 걸 알지만 참고 또 참아내며 살아온 부인
부부의 삶은 이런 형태로 계속 이어질까?
모든 이야기의 결론은 진실하지 못한 삶의 결말을 보며
잔머리 굴리지 말기?
인간의 속좁고 어두운 욕망을 마음껏 비웃는 작품들을 읽으며
통쾌하기도 내 속을 들여다보기도 하게 되는 주옥같은 단편집이다.
매일 한 편씩 봐야지, 했다가 한꺼번에 다 읽어버린 기억이 떠오른다.
추운 날 따뜻한 뱅쇼가 생각나는 맛깔스러운 책이다.
세상에서 고양이가 사라진다면 (0) | 2023.12.20 |
---|---|
'내 안의 무한 능력을 꺼내는 힘' 거인의 생각법 (1) | 2023.12.18 |
넌 무엇이니? (1) | 2023.12.13 |
수상한 중고상점 (1) | 2023.12.12 |
인내상자 (2) | 2023.1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