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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무엇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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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기대 2023. 12. 1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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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가 묻는 말

 

작가 : 김미조

 

내용 :   못된 짓을 하면 벌을 받아 착한 아이가 되는 원작의 피노키오가 아니다.

            부족한 자신을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

            진짜 사람이 되어가는 피노키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코가 늘어나는 길이만큼

내 마음도 상처를 입었어요.

가혹한 벌을 받으면 버릇이 고쳐지나요?"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의 주인공 피노키오.

하지만 이 책의 피노키오는 태생부터 발칙하다.

 

"의자는 싫어요."

 

나무토막 시절 제페토에게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며 New 피노키오를 예고한다.

다리가 있었으면 좋겠다,라는 나무토막의 요구에

제페토는 쉴새 없이 뚝딱뚝딱...

말하는 나무토막으로 피노키오라는 이름의 나무인형을 만든다.

 

걷는 법을 가르쳐줘야겠다는 제페토의 말을 귓등으로 흘리며,

나무인형 피노키오는 뛰기를 원한다.

그리고 걸음마를 마스터했을 때.

 

"가요, 난 세상 속으로 가요."

 

제페토의 만류에도 세상 속으로 달려가 버린다.

 

그 세상 속에서 피노키오는 '상대를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준 인형 조종사를 만나고,

도둑을 만나 다시는 나무토막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절망에 빠지기도 하고,

요정에게 거짓말을 해서 코가 길어지는 벌을 받기도 하면서,

뜻밖에 다정하고, 때론 두렵거나 분노를 불러오기도 하는 온갖 세상을 경험한다.

 

위기 속에서도, 벌을 받을 때도 기존 세상에서 보기엔 다소 발칙한 피노키오는

자신의 마음과 의견을 피력한다.

 

코가 길어지는 벌을 주며 달라지길 기대하는 요정에게 피노키오는 이렇게 말한다.

 

"코가 늘어나는 길이만큼 내 마음도 상처를 입었어요.

이렇게 가혹한 벌을 받으면 제 버릇이 고쳐지나요?"

 

어른의 생각과 잣대로 우리는 아이들을 쉽게 판단한다.

이유 따위는 묻지 않고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을 때가 많다.

아이가 잘 못 했으니까, 라고 당위성을 부여하지만

실은, 그럴 시간과 여유가 없어서가 아닐까. 

그 상처가 고스란히, 쌓인다는 걸 생각해 본다. 

 

'또 아비들아, 너희 자녀를 노엽게 하지 말고...'

 

모험의 끝에 제페토를 다시 만나지만

기쁨도 잠시. 피노키오는 우두커니 집안에 틀어박혀 있게 된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피노키오는 말하고 뛸 줄 알지만,

나무인형일 뿐이기 때문에.

 

피노키오는 요정을 찾아가 자신이 되고 싶은 무언가가 되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넓은 판자로 만든 날개를 달고 하늘을 날고 싶어요"

"그럼 파란 문을 열어. 내가 날개를 달아 줄 게"

"아니, 아니요. 나뭇잎으로 만든 지느러미로 바닷속을 헤엄치고 싶어요."

"그럼 파란 문을 열어. 내가 지느러미를 만들어 줄게."

 

하지만 피노키오는 그 어떤 것도 선택하지 못한다.

 

"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건 내가 해 줄 수 없단다."

"그럼 누가 할 수 있어요?"

"너 자신이지."

"내게는 그럴 힘이 없어요. 난 나무 인형일 뿐이에요."

 

"진짜 나무 인형이라면 꿈을 꿀 수 없을 거야. 그런데 넌 꿈을 꿔,

무언가가 되기를 원하고 있지. 아이야, 더 깊이 생각해 보렴.

넌 무엇이니?"

 

요정의 질문을 되새겨 본다

넌 무엇이 되고 싶니?라고 묻지 않았다.

넌 무엇이니? 라고 물었다.

 

넌... 무엇이니?

 

우린 이미 우리가 원하는 존재다.

그것을 끄집어 내느냐,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믿느냐의 문제일 뿐이라고

피노키오는 말해준다.

 

"난 피노키오예요. 피노키오가 아니면 무엇이겠어요?

난 피노키예요."

 

짧고 쉽게 읽히지만 수많은 생각에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기가 쉽지 않은,

가장 중요한 질문을 내게 던져주는 책이다.

 

넌 무엇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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